영화 사도 : 아버지와 아들, 비극이 시작되다

영화 사도

 

아버지와 아들, 비극이 시작되다

이 영화는 1762년 우리가 알고 있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임오화변을 모티브로 하여 제작된 영화이다. 극 중에서는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에게 버림받아 뒤주에 갇히고 점차 죽어가는 8일 동안의 시간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사도세자의 과거 어린 시절부터 영조와 관계가 틀어져 뒤주에 갇혀 죽기까지의 과정을 동시에 보여준다.

재위 기간 내내 왕위계승에 대한 정통성 논란으로 인해 매우 시달린 영조는 왕으로서, 학문과 예법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왕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여 뒤늦게 얻은 아들은 세자만은 모두에게 인정받은 왕이 되길 바랐고, 그의 바람이 세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래서 세자가 어린 시절 때부터 영조는 자신이 직접 엄하게 교육을 했으며, 영조는 권력 다툼 당시 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겼던 사람으로, 모든 이에게 완벽한 왕이 되기 위해 항상 공부를 강조하였다. 과거 시절에 혹독한 고생을 견딘 아버지 영조는 항상 세자가 모자라 보였고, 세자가 완벽한 모습을 보일 때까지 계속하여 타박하고 모질게 대하였다. 그리고 세자가 청년이 되자 그와 신하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왕위를 계승하겠다는 말을 일삼았고, 세자에게 대신 정치를 하라는 말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아들이 되고 싶었던 사도세자

항상 자신을 꾸짖고 학문에만 전념하라는 아버지 영조의 말이 세자는 항상 서러웠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노력했지만, '아버지'가 아닌 '왕'으로서만 자신을 대하는 아버지의 기대에 항상 못 미쳤다. 영조는 세자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과거 자신이 왕으로 등극하기까지 숱한 역경을 생각하여 자식만은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을 바라였다. 하여, 세자에게 따뜻한 표현보다는 학문과 정치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하라는 것을 강요하고, 항상 검사하였다. 그리고 세자에게 정치를 맡겼을 때, 자신이 정해놓은 정치 법령을 세자가 맘대로 바꾸자 영조는 매우 화를 내며, 신하들 앞에서 아들을 나무란다. 이때부터 영조와 사도세자는 관계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하며, 세자는 단 한 번이라도 아버지의 아들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이 계기로 인해 이 둘은 점차 회복할 수 없는 관계가 되기 시작한다.

 

비극의 끝, 사도세자

대왕대비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부자 관계는 더욱더 어긋난다. 그리고 영조는 눈 밖에 난 세자를 폐위시키기 위해 세자의 스승들을 압박해 문서를 쓰라고 강요한다. 영조의 마음을 눈치챈 신하 한명이 세자를 모함하여 궁지로 내몰고 이에 영조는 세자에게 자결하라고 냉정하게 말한다. 세자는 단 한 번도 자기를 아들로 여겨주지 않았던 아버지 영조에게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영조는 세자를 뒤주에 가둬버린다.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차후 세자의 죽음을 본 영조는 그의 얼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숨을 죽여 오열한다. 영조는 세자가 죽기 전, 뒤주에 갇힌 그와 이야기하면서 아버지로서의 정을 드러낸다. 자신이 세자를 모질게 키웠던 이유와 세자에게 바랐던 욕심이 컸던 것을 인정하면서 모든 이야기를 말하고, 세자 또한 자신이 원한 것은 아버지로서의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는 진심을 말한다. 이에 영조는 이제서야 세자의 진심을 듣고 한탄한다. 결국 세자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영조는 죽은 아들을 애도하면서 '사도'라는 시호를 내린다.

 

가슴 아픈 이야기

영화를 관람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극 후반부터 배우들의 모습에 동화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결국 아버지가 원했던 아들의 모습과 아들이 원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현실과는 달라 사도세자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들을 뒤주에 갇혀 굶어죽게 만든 영조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당시 상황과 영조의 성격으로 보아 어느 정도 납득이 된 부분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자기 손으로 아들을 죽이게 만든 가슴 아픈 이야기이며, 영화 스토리 자체가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이 되어 시청하는데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역사와 사도세자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시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